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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변의 모스크
바다에 한쪽 발을 담그고
서있는 모스크 창밖에 앉아
말라카해협을 캐라반처럼
지나가는 유조선들을 바라본다
사막의 모래바람처럼
노을이 지는 해는
메카를 향해 느린
걸음을 옮기고 있다
여행객이 된 나의 안부를
궁금해 하는 이들에게
사진을 보낸다
아잔처럼 날라가는
사진 속의 내 모습에서
기별을 기다리는 이들은
사랑이 얼마나 깊어지고
간절해졌는지를 읽을 것이다
메카를 향해 엎드려 기도하는
사람들과 등을 지고 앉아
그 만큼이나 멀리 떨어져 있는
내가 떠나온 곳을 향해
그사이 줄어든 내 몸집과
깊어진 눈빛이 담긴 사진들을
편지처럼 보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