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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최준렬 원장 첫 시집 출간

작성자명최준렬
조회수948
등록일2018-09-21 오전 9:19:51

12

12

- 시인의 말 -
 
마음으로 보는
시간이 많아졌다.
 
주변의 소소한 것들을
눈이 아닌
마음으로 보는 것
 
많은 것들이 보이고
더 속 깊은 이야기
나눌 수 있었다.
 
 
20189
최준렬





분만실에서

성큼 걸어 나오지 않고
아주 긴 시간
느리게 하강한 너를
맞으러 서 있다

너는 내가 받아낸
수많은 생명 중의 하나
첫울음으로
세상을 향해 나아가는
네 모습을 바라본다

묵직한 너의 우주를 받아든
손이 부끄러울 때가 있다

순수하고도 거룩한 인생에서
네가 처음으로 잡은 손
내 손가락을 움켜쥐는
너의 무한한 신뢰
내가 감당할 수 없는 힘이다

그것도 잠시
너를 엄마 품에 안겨준다

세상에서 가장 평화로운 곳
엄마의 가슴은 천국이다

너의 등을 쓸어주고
태명(胎名)을 예쁘게 부르면서
사랑한다 말하면
너는 대답하듯 크게 운다

사랑이 피어나는
아침 꽃밭을 본다
긴 진통의 여행을 끝낸
너와 네 엄마는
얼굴을마주 보고 잠을 잔다



추천사
 
최준렬의 시적 기조는 진솔한 마음 바탕을 통해 존재와 그 주변의 상황들을 서정적으로 포용하고 나름의 인상적인 감각으로 묘파해내는 정직한 힘에 도래샘을 댄다.
그것은 바로 시의 가변적인 상상과 더불어 삶의 현황을 기교적으로 비틀거나 위악적으로 치장하지 않고 정직하게 대면하고 응시하는 것이다. 즉 늡늡한 눈길과 귀를 지니고 냉철한 머리와 뜨거운 가슴으로 내파(內破)해가는 존재의 현실을 가감 없이 드러내려는 우직하고 다감한 정서는 언제나 마음의 너름새를 감득하게 한다. 이것은 시가 지닌 직정적인 파토스(pathos)의 기질이기도 하면서 또한 다양한 시적 기교나 경향과는 크게 상관없는 시적 태도이며 덕목의 하나가 아닐 수 없다.
유종인 시인